2025-05-30
지난 4월 17일,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열린 제5회 중국 국제소비재박람회가 일반 공개일 첫날을 맞아 인파로 북적거렸다. 사진/VCG
4월 13~18일, 제5회 중국 국제소비재박람회(이하 CICPE)가 하이난(海南)에서 개최됐다. 71개 국가와 지역에서 17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4100여 개의 다채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해관봉쇄(封關運作, 하이난성 전체를 보세 구역으로 조성해 무역, 투자 교류를 확대하는 계획)의 중요한 시점에 맞춰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각계에서 자유 무역항 정책 시행 효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해관 봉쇄 이후 하이난이 박람회 등 개방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지속적으로 할 것인가 역시 전 세계가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쇼핑하세요’ 새 소비 트렌드 견인
위수(宇樹)테크놀로지는 자사의 다양한 스마트 로봇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중국 최초의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 G1, 스마트 로봇 강아지, 하이난의 리(黎)족 전통 비단을 걸친 휴머노이드 로봇 H1, 잉파이쓰(英派斯)가 선보인 디지털 스키 시뮬레이터는 VR 기술과 인공 눈안개를 통해 관객에게 몰입감 넘치는 스키 경험을 제공했다. 이항즈넝(億航智能), 샤오펑후이톈(小鵬匯天) 등 기업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드론과 플라잉 카 등 저공경제(低空經濟) 분야의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CICPE에는 여전히 새로운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소비재가 한자리에 모이는 핵심 플랫폼 CICPE에는 독특한 글로벌 상품뿐 아니라 가장 우수하고 풍부하며 편리한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중국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비스 소비는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유지했고 서비스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9%, 여행 서비스·교통 서비스 관련 소매 판매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숙박 및 외식, 문화 관광, 스포츠 및 건강, 양로 및 유아 돌봄 등 서비스 소비는 이미 소비 시장의 중요한 성장점으로 자리 잡았다.” 성추핑(盛秋平) 상무부 부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제5회 CICPE가 서비스 소비를 중점 부각시키며 실버경제, 건강 관리 등 서비스 소비의 새로운 이슈와 트렌드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CICPE의 3대 키워드는 과학기술과 건강, 친환경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였다. 황추이(黃璀) 하이난 국제경제발전국 부국장은 이번 CICPE에 새롭게 마련된 과학기술 소비 전시존은 인공지능(AI)과 저공경제와 같은 미래 지향적인 소비 트렌드를 조명했다고 밝혔다. 건강 소비 전용존에서는 보아오러청(博鰲樂城) 국제의료여행 선행구와 공동으로 글로벌 혁신 의료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친환경 소비 분야에서는 신에너지차와 수소 에너지 제품이 두각을 나타내며 여러 주요 브랜드가 관련 기술과 제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상황별 소비 분야 혁신과 사업 형태 간 융합이 이번 CICPE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번 CICPE에서 처음으로 ‘1+N’ 전 섬 전시 운영 모델을 채택해 하이난 국제컨벤션센터 주 전시관 외에 요트, 면세 쇼핑, 국제 건강 등 3개 분회장을 추가 설치했다.
CICPE 요트 분회장은 처음으로 싼야(三亞)에 서브 전시존을 설치하고 현지 특색을 지닌 수상 레저 방식과 해양 문화 관광 소비에 초점을 맞춰 요트 소비 경제를 촉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싼야시는 현지 웨딩 관광과 해양 자원의 독특한 장점을 결합해 ‘요트+웨딩’이라는 새로운 소비 모델을 개발하고 요트를 활용한 프러포즈, 요트 웨딩 사진 촬영, 요트 허니문 등 다양한 소비 기회를 창출하며 새로운 소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싼야시 관계자에 따르면, 2024년 싼야시에서 진행된 결혼식은 약 1만 건이었으며 이와 더불어 웨딩 촬영과 결혼식, 허니문, 면세 쇼핑 등 웨딩 관련 4개 업종의 생산 가치는 약 100억 위안(약 1조 9800억 원)에 달했다. 웨딩 관광이라는 새로운 소비 형태가 거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난 보아오러청 의료 선행구는 최근 몇 년 동안 건강 소비 분야에 공을 들였다. 하이난의 우수한 자연 자원과 러청의 고급 의료 자원을 바탕으로 이번 CICPE에서 5개의 새로운 의료 관광 코스를 선보였다.
“보아오러청의 핵심은 ‘의료’에 있다. 우리는 특별한 의료 항목을 하이난과 충하이(瓊海) 등 도시의 주변 관광 자원과 결합했다. 현재 25개 의료 관광 코스를 마련해 건강을 중요시하고 이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의향이 있는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장옌닝(張延寧) 하이난 보아오러청 국제 의료 관광 선행구 관리국 직원은 기자에게 2024년 한 해 동안 의료 관광객 수가 40만 명을 넘었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현재 러청 선행구의 의료 건강 소비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유무역항, 개방 매력 한껏 드러내
CICPE를 언급할 때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정책적 뒷받침을 빼놓을 수 없다. 2020년 6월,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전체 방안(海南自由貿易港建設總體方案)>이 인쇄·발표되면서 하이난은 국제 관광 소비 중심지로 도약해야 할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았고 이는 곧 CICPE 개최라는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중국 최초의 고품질 소비재를 테마로 한 국가급 전시회가 마침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글로벌 소비재 전시 및 거래 플랫폼인 CICPE의 진짜 매력은 자유무역항 건설에서 비롯된다.” 구강(顧剛) 하이난성 부성장은 CICPE의 지속적인 개최를 통해 해외 소비재 기업이 자유무역항의 매력을 느끼고 중국 개혁 개방의 대문이 더욱 활짝 열리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강조했다.
CICPE가 다섯 번의 개최를 거듭하며 참가 업체와 브랜드 수가 꾸준히 증가한 것은 자유무역항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참가 업체들은 ‘무관세’와 ‘저관세’ 등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무역 정책이 외자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외 기업에게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우대 정책과 현지 정부의 효율적인 서비스 덕분에 이곳에 회사를 설립하는 일이 매우 순조로웠다. 하이난의 투자 이점을 알게 되면 더 많은 기업과 자본이 유입될 것이다.” 얀 케레케스(Jan Kerekes) 하이커우 취안량(海口全量) 국제무역 유한공사 창립자는 기자에게 “나는 하이난의 발전 잠재력과 중국 시장에 확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CICPE 싼야 국제 요트 전시존에서 여러 국제 요트 브랜드가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제품을 선보였다. 린밍쿤(林明昆) 싼야시 국제 크루즈 요트 협회 회장은 기자에게 자유무역항 정책에 힘입어 싼야의 요트 산업이 경쟁 우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 관련 관세 정책에 힘입어 요트 수입 관세가 최초 43%에서 38.3%로 낮아져 싱가포르 등 다른 도시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둘째, 자유무역항 내 외국 요트는 183일 초장기 정박 기간과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보증금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정책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개방 수역에서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어 외국 요트의 입국이 훨씬 편리해졌다. 셋째, 양질의 해역과 일류 부두 시설, 효율적인 통관 서비스를 통해 향후 싼야 해양 관광이 연안에서 200해리 더 나아가 무한 항해 구역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린밍쿤 회장은 하이난의 정책적 혜택과 천혜의 자연 조건이 결합돼 하이난이 요트 관광 및 해양 경제 발전에서 매우 유리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CICPE의 주빈국은 영국이다. 제시카 수크(Jessica Shuck) 주중 영국 대사관 대표이자 제5회 CICPE 영국관 관장은 중국이 세계 2대 소비 시장이자 영국의 5대 무역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CICPE 참가는 중·영 양국 간 경제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하이난 자유무역지구에 더 폭넓은 개방 정책이 시행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세계와 연결, 기회 공유
“CICPE는 소비 확대와 더 나은 삶에 대한 인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강력히 뒷받침할 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과 중국 시장을 공유하고 중국 기업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성추핑 부부장의 말이다.
CICPE 4호관 글로벌 특별 소비 전시존에서 이란 국가관 운영업체인 저장(浙江) 다친관(大秦館) 수출입유한회사 부스에는 사프란과 피스타치오 등 이란 특산품이 전시됐다. 16년 동안 이란 시장을 개척해온 대외 무역 기업인 다친관은 과거 수출 업무에 주력했으나 3년 전부터 ‘이란 국가관’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운영하며 C단(소비자향) 수입 무역 확장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CICPE에 처음 참가한 그들은 제품 전시는 물론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이란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 무역을 보면 많은 이란 기업가가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어릴 때부터 중국어를 배우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저장 다친관 수출입 유한회사의 추찬(邱嬋) CEO 특별 보좌관은 기자에게 “이번 CICPE에서 진행한 수요·공급 매칭회 전자상거래 특별 행사는 현재 우리의 발전 수요와 들어맞는다”라고 말했다.
추찬 보좌관은 양질의 정책 환경과 시장 기회는 기업 발전의 핵심 고려 사항이라고 덧붙이며 요즘같이 시장 운영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은 정책 지원의 실효성에 특히 주목한다고 전했다.
소개에 따르면, 이번 CICPE는 기업을 위해 ‘전시와 판매를 통합한’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제품 전시 창구 제공은 물론 중국 시장 확대의 급행 통로를 열었다. ‘전 세계에서 구매하고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주요 허브로서 CICPE는 하이난 면세 채널과의 연계뿐 아니라 각 성·시의 구매단, 수출입 상회, 백화점 협회 등 전문 구매상 등과 연계해 기업에 중국 전 각지 및 세계로 뻗어 나가는 원스톱 판매망을 구축해 준다. 동시에 참가 기업은 박람회 기간 동안의 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관련 부대 행사를 통해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CICPE는 하이난이 국제 관광 소비 중심과 자유무역항 건설의 중요한 일환이다. 자유무역항 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하이난에서 소비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황추이 부국장은 “하이난은 투자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4월 이후 하이난의 새로 등록된 경영 주체 수는 이전 30년 수치를 다 더한 것보다 많고 신규 외자 기업의 연평균도 57% 증가했다. 최근 복잡한 국내외 무역 환경에서도 하이난은 CICPE 등 플랫폼을 통해 자유무역항의 장점을 잘 살려 해외 기업의 하이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투자 중국·2025 하이난 자유무역항 글로벌 산업 유치 대회에서 하이난성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기업 유치 프로젝트 기회 리스트를 발표했다. 리스트에는 총 400개의 기업 유치 프로젝트가 포함됐고 총 투자액은 약 4600억 위안에 달했다. 또 하이난의 ‘4+3+3’ 현대 산업 시스템의 여러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하이난은 해외 기업의 국제 시장 개척을 돕고 기회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황추이 부국장의 말이다.
글 | 류쉐윈(劉雪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