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4
후난성 장자제 서쪽 코스에 있는 뤄타핑(羅塔坪)향 훙강(宏崗)촌의 한 마을 주민이 완성된 납육을 꺼내고 있다.
장자제라는 풍요의 땅에는 아름다운 풍경, 민속 문화와 함께 독특한 미식 문화도 발달했다. 이곳의 모든 요리에는 이 땅 특유의 멋과 정취가 담겨 있다.
지방 특색 주요리
싼샤궈(三下鍋)는 장자제를 대표하는 요리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명나라 가정(嘉靖)제 연간 때 조정에서 왜구를 물리치기 위해 상악서(湘鄂西, 후난과 후베이의 서쪽 지역) 토사(土司, 소수민족 지방통치제도 하의 수령)의 병력을 징집했다고 한다. 마침 연말이 다가오자 토사왕은 군기(軍機)를 지체하지 않기 위해 하루 앞당겨 명절을 쇨 것을 명했고, 이에 사람들은 납육(臘肉,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두부, 무를 한 솥에 넣은 합채(合菜)라는 음식을 끓여 먹었는데, 이것이 점차 오늘날의 싼샤궈로 발전했다.
싼샤궈에 흔히 사용되는 재료로는 내장, 돼지 곱창, 소 곱창, 돼지 족발 등이 있으며, 사람들은 이 중에서 두세 가지를 골라 요리한다. 싼샤궈는 깊고 진한 맛과 얼큰한 감칠맛이 일품이라 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요리할 때는 먼저 재료를 깨끗이 씻어 손질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냄비에 넣고 고추, 산초, 팔각 등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푹 끓인다. 끓이는 과정에서 각 재료의 맛이 서로 스며들고 어우러지며 독특한 풍미가 만들어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싼샤궈가 식탁에 오르면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밥과 함께 먹는다. 국물의 맛과 향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면서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고 그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장자제에서는 투자족의 어느 조각루에 들어가든 들보에 항상 납육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투자족의 납육도 장자제의 특산물 중 하나다. 속담에 “납육 없이는 겨울이 지낼 수도, 새해를 맞이할 수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납월(臘月, 음력 섣달)이 되어 새해맞이용 돼지를 잡을 때 일부러 갈빗살을 통째로 남겨 암염과 야생 산초로 일정 시간 절인 후, 구들장 위에 매달아 소나무와 측백나무 가지로 천천히 훈제한다. 오랜 시간 구워 돼지고기에 황금 빛깔이 돌고 속은 촉촉함을 머금게 되면 비로소 먹기 좋게 익었다는 뜻이다. 훈제한 납육을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 익힌 뒤 얇은 조각으로 자르면 색깔이 선명해지고 군데군데 선명한 붉은색과 훈연의 깊은 풍미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돈다. 여기에 향긋한 마늘과 매콤한 고추를 넣고 함께 볶아내면 잃었던 입맛까지 돌아오게 하는 최고의 ‘밥도둑’이 완성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탕여우바바
지방 특색 음식
장자제는 특색 주요리 외에도 다양한 특색 음식이 있다. 그중에서도 탕여우바바(糖油粑粑)는 장자제 거리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간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달콤한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남문구(南門口) 구시가지의 아침 안갯속에서 탕여우바바 노점 주인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주인은 찹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든 뒤, 다시 동글납작한 모양으로 빚는다. 이를 뜨거운 기름에 넣어 양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튀기고 건져내 기름을 뺀 다음, 냄비에 설탕과 물을 넣고 끓여서 걸쭉한 시럽을 만든다. 튀겨낸 반죽을 시럽 속에 넣고 골고루 버무려 달콤한 설탕 옷을 입힌다. 탕여우바바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지나치게 달지 않아 먹기 좋다. 한 입 베어 물면 ‘바사삭’하며 겉껍질이 부서지는 소리를 내고 폭신폭신한 찹쌀이 퍼지며 순식간에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탕여우바바는 달콤한 식감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섬유질의 보고라 알려진 갈근가루는 장자제의 3대 보물(三寶) 중 하나로 꼽힌다. 장자제의 깊은 산은 야생 갈근이 자라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다. 갈근가루는 야생 갈근을 원료로 세척, 분쇄, 여과, 침전 등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뜨거운 물로 우려내면 형태가 투명해지면서 부드럽고 섬세한 맛이 나고, 열을 식히고 독소를 분해하며 체액 분비를 촉진하고 갈증을 해소하는 효능도 있다. 무더운 여름 갈근가루 수프를 한 그릇 마시면 갈증을 해소하고 더위를 식힐 수 있어 현지 주민들에게도 꼭 필요한 여름철 건강음료이다.
오늘날 갈근가루의 섭취 방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갈근가루를 넣어 만든 견과수프와 궈라오(果捞), 대추떡, 새알, 계란부침개에서 계피젤리까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창의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산 속의 진주’라 불리는 갈근가루를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