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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제의 민속 풍습 체험


2025-06-04      

후난성 장자제의 원소절 등불 축제


장자제는 장엄하고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투자족(土家族), 먀오족(苗族), 바이족(白族) 등 여러 소수민족이 모여 살아 그 인문적 매력에 더욱 마음이 끌리는 곳이기도 하다. 산을 따라 지어진 전통 고상 가옥인 ‘조각루(吊腳樓)’와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간추절(趕秋節)’부터 떠들썩하고 흥겨운 분위기의 ‘원소절(元宵節)’까지 장자제는 소수민족의 지혜와 고유의 정취를 여실히 보여주며 점점 더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투자족 여성이 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다.


투자족의 고상 가옥 ‘조각루’

융딩(永定)구 왕자핑(王家坪)진 싼자완(傘家灣)촌에 들어서니 투자족의 고색창연한 고상 가옥인 조각루가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푸른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대자연이 품은 듯한 진주 같다. 특히 싼자완촌의 조각루는 대부분 명(明)·청(清)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건축면적은 4만 8000㎡에 달하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투자족 고상 가옥이다.


싼자완촌의 투자족 조각루는 보통 산세를 따라 지형을 활용해 산(山) 자형, 일(一) 자형, 열쇠 머리 등 다양한 형태로 지어진다. 건축물은 주심포(柱心包,목구조 프레임의 일종) 구조로 지어지며 이음새를 위한 장부맞춤(榫卯)을 사용해 못이나 나사 없이도 견고하게 연결된다. 보와 기둥 사이는 입체적인 수직 구조를 형성해 매우 안정적이고 습기와 야생동물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외관은 처마 끝이 날아오르는 듯 바짝 올라간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어 민첩하고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조각루의 문과 창문에는 꽃과 새, 곤충과 물고기, 신화와 전설 등 다양한 주제로 무늬가 정교하게 조각돼 있는데 더 나은 삶에 대한 투자족 주민들의 동경과 염원이 깃들어 있다.


후난 장자제 투자족 전통 건축물인 조각루


200년 넘는 건축 역사를 지닌 어우(歐)씨 가문의 고택은 왕자핑진에서 유일하게 첩첩방(疊疊枋, 층층이 쌓인 들보)이 있는 오래된 투자식 조각루이다. “당시 어우씨 가문 고택의 주인은 그 지역 처음으로 진사에 급제한 아주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투자족의 관습에 따라 당옥(堂屋, 안채의 가운뎃방)에 있는 건물에 첩첩방을 쌓았다. 진사에 급제해 이름을 남겼으니 첩첩방을 여덟 층으로 쌓았는데 이건 투자족의 당옥에 쌓은 첩첩방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이었다.” 융딩구 왕자핑진 문화센터 이옌슝(李炎雄) 소장의 설명이다.


소수민족 여성이 조각루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먀오족의 ‘간추절’

먀오족의 ‘간추’는 상시 먀오족의 오랜 전통 축제이자 사교 활동으로 수확에 대한 기쁨과 소수민족 문화의 정수가 녹아 있다.


간추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민간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바구이다러(巴貴達惹)라는 먀오족 청년이 사냥을 하던 중 우연히 정교하게 수놓은 자수 꽃신 한 켤레를 주웠다. 그는 꽃신을 만든 처녀를 찾기 위해 여덟 명이 탈 수 있는 그네를 만들어 입추 날 마을 젊은이들과 처녀들을 초대해 함께 즐겼다. 마침내 그는 축제날 모인 사람들 중 꽃신의 주인인 칠낭자(七姑娘)를 찾았고 그들은 부부의 연을 맺은 뒤 매년 이와 비슷한 마을 행사를 개최했다.


지금도 매년 입추가 되면 먀오족 주민들은 농사일을 멈추고 화려한 명절 의상으로 갈아입은 뒤 주변 사방 마을에서 추파(秋坡)라고 불리는 언덕으로 모인다. 이곳에서는 조상에게 올리는 제례, 묘족 전통 민요 부르기, 먀오구(苗鼓)라 불리는 북 연주와 기예 공연, 작두 타기, 사자춤 등 화려한 오락과 공연이 연이어 펼쳐진다. 그네 아래에서는 젊은 남녀가 하하 호호 웃으며 그네를 타고 경기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축제 기간 사람들은 풍요로운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서로에게 필요한 물자를 교환한다. 특히 젊은 남녀들에게 이 축제는 일 년에 단 한 번 좋은 인연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서로가 부지런히 노래로 진심을 전하고 춤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후난성 장자제 왕자핑진의 투자족 전통 가옥 조각루


다민족 화합의 장 ‘원소절’

원소절은 중국의 전통 명절이지만 장자제에서는 더욱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투자족, 먀오족 등 여러 소수민족의 고유한 문화와 풍습이 만나 화합하고 부딪히며 원소절에 또 다른 활력과 색채를 불어넣는다.


초기 장자제의 원소절 축제는 주로 가정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사람들은 집에서 정성껏 원소(元宵, 찹쌀로 만든 동그란 떡)를 빚고, 땅거미가 지면 친구들과 밖으로 나와 등불을 감상하거나 차이덩미(猜燈謎)라는 수수께끼 놀이를 하며 민간 예술 공연을 즐겼다.


장자제의 관광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어느새 원소절 행사도 도시 전체가 즐기는 성대한 문화 축제로 변모했다. 오늘날 장자제 시내와 주요 관광지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등불 축제는 원소절 명절의 가장 매혹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오색찬란한 꽃등에는 용과 봉황, 십이지신 등 전통적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 기술을 접목한 레이저쇼는 산간 도시의 밤을 환상적인 빛의 향연으로 물들인다. 차이덩미, 용춤과 사자춤, 팽이치기 등의 전통 민속놀이를 보기 위한 시민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다채롭고 휘황찬란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다 함께 원소절을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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