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1
부다라궁(布達拉宮, 포탈라궁)은 시짱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라싸(拉薩)시 북서쪽 해발 3700m의 마부르(玛布日)산에 위치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궁전 요새로 시짱 불교의 성지다.
중국 서남 변방에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신비한 땅, 시짱(西藏)자치구가 있다. 총 면적 120만 2800㎢의 설역(雪域)고원은 평균 해발이 4000m가 넘으며 극적인 자연 경관과 깊은 인문적인 저력으로 전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영혼을 맑게 하는 땅이자 마음을 뒤흔드는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이고, 화려하고 풍부한 문화의 보고다. 또 희귀 야생 동물의 안식처이자 활력이 넘치는 발전의 땅이기도 하다. 탐험과 기록을 좋아하는 모든 사진작가들에게 시짱은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창작의 성지’이다.
2025년 9월 1일, 시짱자치구는 설립 6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념해 이번 호에서는 오랫동안 시짱을 다니며 그 발전과 변화, 영원한 매력을 깊이 있게 관찰해온 두 명의 사진작가를 특별 초대했다. 그들의 렌즈에 포착된 모습과 애정이 담긴 글을 통해 진솔하고 입체적이며 생명력이 가득한 시짱의 모습을 살펴보려 한다.
처강(車剛), 전 시짱자치구사진협회 상근 부주석, 현 중국사진가협회 회원
왕쭤펑(王作鹏), 자연·인물 전문 프리랜서 사진작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시짱의 자연과 인문의 매력
시짱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설역고원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 천국 같은 여행지이다.
세계 최고봉 초모랑마(珠穆朗瑪, 에베레스트)가 있는 곳으로 시짱 르카쩌(日喀則)시 딩르(定日)현 초모랑마 관광지는 독특한 자연 경관과 깊이 있는 문화적 유산으로 전 세계 여행객이 동경하는 ‘궁극의 필수 방문지’가 됐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생태 환경을 보유한 곳이다. 밝고 아름다운 햇살, 푸른 하늘, 수정같이 반짝이는 설산, 거세게 흐르는 강물, 드넓은 들판 그리고 초원 위를 달리는 시짱 영양과 야생 당나귀 등 독특한 지리와 기후가 경이로운 자연 경관을 만들어냈다.
시짱의 매력은 자연에 그치지 않는다. 이곳에는 물질적인 측면을 넘어선 정신적인 힘이 존재한다. 사찰, 경번(經幡,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다섯 가지 색깔의 깃발)마다 종교 문화적 속성을 담고 있어 사람들이 영혼의 평안과 정화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2009년에 촬영된 사진으로, 라싸 시민들이 손에 경통(經筒)을 들고 대소사(大昭寺) 외곽의 원형으로 된 옛길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다. 이 장면은 시짱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전경(轉經)’이라 불린다. 시짱의 불교 신자들은 관습에 따라 정해진 원형의 길을 따라 걸으며 기도하는데, 이를 통해 지난 일을 참회하고 재난을 피하고 공덕을 쌓을 수 있다고 믿는다.
상업적으로 과도하게 개발되지 않은 인문적 정취에 순수함이 더욱 느껴진다. 전통 의상을 입은 시짱 사람들이 초원을 달리고, 수유차(酥油茶)와 청과주(青稞酒)는 독특한 맛을 자아내며, 짱력 신년(藏曆新年, 시짱 설), 쉐둔제(雪頓節) 등 전통 축제에는 민족적인 정서가 가득 넘쳐흐른다.
린즈(林芝)는 시짱에서 가장 낮은 해발 고도에 위치해 있는 도시다. 매우 습한 기후와 울창한 나무로 사람들이 시짱에 대해 가지고 있던 ‘지세가 높고 한랭하며 산소가 부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곳은 ‘시짱의 강남(江南)’이라고도 불리며 많은 여행객들이 시짱에 첫발을 내딛는 관문 역할을 한다.
극한의 아름다운 풍경을 추구하든, 종교적 문화를 동경하든 또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 하든, 모두에게 시짱은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깊이 있는 신앙 그리고 원초적인 인문 환경으로 사람들 마음속의 가장 웅장한 성지로 자리 잡았다.
시짱은 짱족(藏族)을 주체로 하는 다민족 거주 지역이다. 짱족의 인구가 90%를 넘게 차지하고 한(漢)족, 멍구(蒙古)족, 후이(回)족, 먼바(門巴)족, 뤄바(珞巴)족 등 여러 민족이 함께 번영하고 있다. 사진은 전통 의상을 입은 춰나(錯那) 먼바족 청년들의 모습이다.
60년의 거대한 변화:
‘폐쇄된 땅’에서 발전의 땅으로
과거 지리적 조건과 취약한 경제적 기반으로 빈곤하고 낙후된 땅이었던 시짱은 이제 국가 전략과 정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역동적인 발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평균 해발 4500m의 시짱 아리(阿里)는 희박하고 깨끗한 대기 조건과 극도로 높은 해발 고도로 천문학자들이 별과 우주를 관측하고 먼 우주를 탐구하기에 이상적인 장소로 자리 잡았다.
수십 년에 걸쳐, 국가는 경제와 민생, 인프라 건설 등 각 분야에 걸쳐 일련의 특별 우대 정책과 체계적 지원 조치를 시행해 설역고원에 강력한 발전의 동력을 불어넣었다.
예전의 시짱은 취학 전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학령기 아동의 취학률은 2%도 되지 않았으며, 청장년 문맹률은 95%에 달했다. 최근 몇 년간 시짱의 취학 전 교육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수많은 농목축민 가구 아이들에게 무상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위쪽의 사진은 1987년에 촬영된 것으로 시짱 당슝(當雄)현 목축지 아동은 어릴 때부터 방목을 도맡았다. 아래쪽 사진은 2015년에 촬영된 것으로 시짱 대부분 마을에 유치원이 세워지고 학습과 생활, 놀이 시설이 갖춰지면서 아동들이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칭짱(칭하이·青海-시짱)철도는 중국 내륙에서 시짱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철도이자, 세계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고 선로가 가장 긴 고원 철도로 건설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칭짱고원을 가로지르는 철도는 마치 하늘로 이어지는 것 같아 ‘천로(天路)’라고도 불린다. 칭짱철도는 시짱의 경제 발전을 크게 촉진하고 현지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켰다. 사진은 2005년에 촬영된 것으로 칭짱철도 건설이 한창이던 당시, 주변 농목축민들이 차와 음식을 챙겨 공사 현장으로 찾아와 참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천로’가 시짱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했다.
도로, 철도, 항공 등을 아우르는 현대 교통망이 점차 완비되고 보편화되면서 오랜 시간 이어지던 교통 병목 현상이 해소됐고 지역 내외의 인적·물적 자원, 정보, 자금의 원활한 흐름을 촉진했다. 이같이 탄탄한 기반으로 시짱의 도시화 과정이 더욱 빠르게 진행됐고 향촌진흥(鄉村振興) 전략이 시행되면서 광범위한 농·목축업 지역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각급 교육 수준도 눈에 띄게 향상됐을 뿐 아니라 산업 육성과 생태 보호, 문화 관광 등 각 방면에서 전면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더욱 번영하고 개방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현대화된 ‘새로운 시짱’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오래되고 신성한 땅은 이제 무한한 기회와 활기로 가득 찬 발전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시짱교육지원(教育援藏)’은 국가에서 시짱 발전을 추진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교사와 교육 자원을 파견하는 등 방식으로 시짱 청소년이 현대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현지 교육 수준을 제고하고 있다. 사진은 2025년 4월 2일, 시짱 지원 교사와 현지 학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라싸는 시짱자치구의 수부(首府)로 시짱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의 중심이자 시짱 불교의 성지다. 세 장의 사진은 동일한 각도에서 부감 촬영한 것으로 라싸 도시화 발전의 역사적 궤적을 명확하게 기록하고 있다.(위쪽) 1985년의 라싸, 포탈라궁, 바쿼(八廓) 거리 등 중심 지역이 뚜렷하게 보인다. 외곽에 건축물이 드문드문하고 넓은 개활지나 농지가 둘러싸고 있어 평온하고 소박한 모습을 띄고 있다.(가운데) 2005년의 라싸는 도시 영역이 눈에 띄게 확장된 모습이다. 중심지 주변에 신규 주거 지역과 공공시설이 밀집돼 있다. 주요 도로망의 틀이 형성 및 확장됐으며 현대식 건축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아래쪽) 2019년의 라싸는 이미 현대화된 고원 도시로 탈바꿈했다. 고층 건물이 세워지고 도로 교통망이 더욱 촘촘해지고 완비돼 멀리 우뚝 솟은 산봉우리와 함께 어우러져 웅장하고 입체적인 경관을 이룬다.
두 사진작가의 렌즈 속 풍경을 통해 우리는 입체적이고 진솔한 시짱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곳은 인프라와 도시화, 교육 등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생기가 넘치는 발전의 터전이자 세계적인 자연 경관, 깊이 있는 종교 문화, 독특한 인문적 정취를 고이 간직한 영원한 성지다. 사진 속 빛과 그림자는 고원 대지의 거대한 변화를 기록했고, 시공을 초월하는 특별한 기운까지 담아냈다. 60주년은 하나의 기념비적 이정표이자 새로운 시작점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방대한 역사를 품고 있는 땅, 시짱은 이제 개방적이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세계를 맞이하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새로운 장을 써 내려 가고 있다.